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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느낌은 너무나도 좋다. 이야기가 이리저리 퍼져가고. 가끔 길을 잃은 단어들을 엮어주고 옆에 앉아 같이 고민하기도 하는 시간 속에서, 내가 큰다...고 생각하면 크게 실수한 거다. 오히려 땅딸막해진다. 딱 보라색 같은 느낌이다. 나를 비참할 정도로 쥐어짜면서 내뿜는 무의식의 상처들. 더 작아질 수 있을 때까지 엮고, 퍼뜨리고, 때론 잔인하게 밟기도 하고 멀리 던져버리고. 복잡한 건 오히려 나쁘니까. 마지막으로 밴드와 빨간약을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상처를 미치도록 곪기는 것이 내 본래 목적이었으므로. 내가 보이지 않는 새벽이다. 이런 새벽을 원했다. - 2012월 2월 어느 날 이 글의 저작권은 블로그 '시 쓰는 개발자'의 관리자 '바람꽃'에게 있습니다 무단 도용을 금하며 사용 시 저작권자의 ..
2019.12.18
11월의 의문
1. 띄어쓰기가 소실된 문장이 가득한 소감문 붉지 않은 구름을 바라보는 시간처럼 다만 당신이 주저하는 페이지는 무고하다 2. 다들 줄을 끊는 것에 인색해지면서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독백조들 적당한 어둠이 필요하지만 엇갈리는 길 위에서 그는 납작 엎드려 더이상 말이 없다 마치 구겨진 연대기인 듯 훌쩍, 그가 너무 자라버렸다 3. 텅 빈 지도 위로 눅눅한 소식들이 표류하고 있는 하루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자모들을 본다 검고 부드러운 그것들을 보면 볼수록 목젖은 자라지 않고 수많은 선들이 꼬리를 남기며 죽어갈 때마다 이 새벽은 찢어진 페이지, 아니 어쩌면 이건 내가 찢은 것일지도 몰라요 고개를 가로젓지만 그 사이로 한가득 가라앉는 글자들 4. 손이 닿지 않는 그 사이는 오래된 감기처럼 어떠한 말투로도 해석되지..
2019.12.18
그림자에게 길을 묻다
노을도 이보다 더 고요하지 않았다 모든 것들이 잠시 아래를 내려다보는 수많은 대면에 여기저기에서 눈물이 솟아오르고 남루하게 젖은 바위는 사라진 그림자에게 길을 묻고 있었다 - 2010년 어느 날 이 글의 저작권은 블로그 '시 쓰는 개발자'의 관리자 '바람꽃'에게 있습니다 무단 도용을 금하며 사용 시 저작권자의 허용을 받아야 합니다. 출처 기록 시 사용 가능합니다.
2019.12.18